출처
http://kids.hankooki.com/lpage/news/200602/kd2006022214392577120.htm

어린이 TV 프로그램 "안봐요"
4~12 세 시청률 조사, 지난 주 100위 안에 4 개뿐
오후4~6시 시청 어려워… 방송사 투자 소홀도 문제

텔레비전의 어린이 프로그램이 어린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텔레비전 시청률 조사 결과, 상위 100 개 프로그램 가운데 어린이 프로그램은 겨우 4 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이 겨우 32위에 올랐을 뿐, 높은 순위는 어른 대상의 오락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일색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청률 조사 전문 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를 통해 입수한 지난 주(2월 13일~19일) 지상파 3 개 TV사(KBSㆍMBCㆍSBS)에 대한 4~12 세 어린이 시청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청률 100위 안에 든 어린이 프로그램은 4 개에 그쳤다.

이들 어린이 프로그램 가운데 KBS 2TV의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이 시청률 3.6 %로 32위를 기록했을 뿐, ‘두근두근 비밀 친구’(SBSㆍ59위)ㆍ‘짱구는 못말려’(SBSㆍ72위ㆍ이상 애니메이션)ㆍ‘641 가족’(KBS 2TVㆍ74위ㆍ드라마) 등은 모두 50위 밖이었다.

상위 10위 안에는 연예·오락 6 개, 드라마 3 개가 차지할 정도로 어린이들은 청소년ㆍ어른 대상의 프로그램을 주로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지지난 주(2월 6일~12일)도 마찬가지로 상위 100 개 프로그램 가운데 어린이 프로그램은 5 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어린이 프로그램이 어린이들로부터 흥미를 끌지 못하는 이유로는 우선, 학원 수강 등으로 오후 4~6시의 어린이 시간대에 텔레비전을 보기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하지만,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사의 제작 및 편성(編成)ㆍ투자 소홀 등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해 방송위원회의 조사에서도 2005년 봄 개편 이후 방송 3 사의 어린이 프로그램 주당 편성 시간이 1145 분으로 2001년 봄(1925 분)에 비해 40 %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프로그램의 수가 줄었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투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영상 매체나 인터넷 등으로 어린이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진 만큼 현재 애니메이션 중심의 어린이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있어야 하며, 나아가 어린이들의 정서 함양과 교육을 위해 편성 비율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정주 서울YMCA 어린이영상문화연구회 자문위원은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들에 대한 방송사들의 배려(配慮)와 투자가 부족하다.”며, “음악ㆍ드라마ㆍ오락ㆍ다큐멘터리 등 어린이들의 특성과 관심을 반영한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흥미를 갖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석만 기자 smju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