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advertising.co.kr/blog/usrBrd/usrBrdBookDir3.vw?regNo=S0006571

--2000년 11월인가 새소식에 링크를 걸었던 기사인데.
지금은 해당 사이트가 없어졌네요.
그래서 다시 찾아보니 광고포탈 사이트에 원문이 있어서
가져와봅니다.

예전 금강기획 사보에 올라왔던 글입니다.(1997-05-25)

특집/애니메이션과 광고
애니메이션 사업과 광고회사  

박기종(애니메이션사업팀 차장)

1. 국내외 애니메이션 시장 현황

연 3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이 후끈 달아올라 있다. 「알라딘」, 「라이온 킹」, 「노틀담의 꼽추」등 잇단 히트작으로 철옹성을 쌓아가고 있는 디즈니에 도전하기 위해 세계적인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음반산업계의 대부 데이빗 게펜, 애니메이션의 귀재 제프리 카젠버그가 손잡고 「드림웍스」를 설립, 애니메이션 사업 출사표를 내놓았다. 이들의 첫 야심작은 98년 개봉예정인 「이집트의 왕자」이다. 20세기 폭스사도 2억 달러를 투자, 대규모 스튜디오를 만들고 내년 개봉 예정작인 「아나스타샤」등 다수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고 워너브러더스를 비롯한 세계 유력 미디어그룹들도 애니메이션사업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 즉 멀티미디어 추세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90년 고사위기를 맞이했던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의 토털마케팅전략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미국의 3대 방송사중 하나인 캐피털시티즈/ABC사를 인수했고 국제 TV부를 신설해 연간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전세계 어린이 채널시장을 체계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타 기업들이 계열사인 방송사와 연계해 입체적인 애니메이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CNN의 모기업인 TBS도 만화전문채널인 카툰네트워크를 사업첨병으로 활용해 TV시리즈물을 잇달아 제작해 전세계에 배포하고 있고 미국, 남미, 유럽, 아시아 지역 4개 위성채널을 통해 5,000만 가구의 유료시청자를 확보하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한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그룹 중 하나인 뉴스코퍼레인션사는 산하의 폭스 TV와 만화전문방송인 폭스어린이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국제 방송망을 통해 전세계를 공략하고 있다.

이렇게 위성방송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전세계에 공급하는 것은 미국의 업체만은 아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위성방송채널 중 애니메이션을 핵심소프트로 보고 발빠른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코퍼레이션(회장 머독)과 소프트방크(사장 손정의)가 손잡고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위성방송 「J스카이B」는 일본 최대의 애니메이션제작사인 도에이와 손잡고 극장용 애니메이션 방영을 위한 협력을 맺었다. 도에이는「J스카이B」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위성방송시장 확대에 대비해 독자적인 방송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디즈니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세계를 놀라게 한 덕간서점도 「디렉TV」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웃집 토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등으로 전세계에 유명한 미야자끼 하야오 감독 작품의 판권관리를 하고 있는 덕간서점은 「디렉TV」의 3개 채널을 통해 미야자끼 하야오 감독이 이끄는 스튜디오 지브리와 계열사인 대영의 작품을 방영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위성방송으로 일본에 진출하는 「퍼펙TV재팬」, 이토쯔의 「J채널」등 향후 방송예정인 위성방송들도 애니메이션을 핵심채널로 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디지털 위성방송은 아시아를 주 가시청지역으로 놓고 있어 우리나라는 위성방송을 통한 문화적 종속문제가 이제 발등의 불로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미약하지만 애니메이션 시장이 이제 개화기를 맞이할 조짐이다. 1967년 신동우, 신동헌 형제의 「홍길동」을 필두로 70년대 「로보트 태권V」등 국내 우수작품이 쏟아져 나와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부흥기를 예고했으나 밀물처럼 몰려드는 미국, 일본 작품에 안방을 내주었다. 그러나 96년부터 '21세기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분야에 대기업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고 제작사들도 이에 고무되어 우리 만화영화를 창작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60∼70년 한국만화영화가 활성화되었던 것은 일부 감독들이 '우리 손으로 우리 만화영화를 만들어 보자' 는 다소 소박한 목적에서 출발해 이것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산업적 요소에 눈을 떴다는 점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애니메이션산업이 개화기를 맞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첫째로 정부의 육성책이다. 문체부는 만화산업을 '2l 세기 전략문화산업'으로 정하고 지원책을 펴고 있는데다 최근 공보처는 방송국이 국산 TV용 만화영화의 스크린 쿼터제를 실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둘째로 만화관련 저변의 확대이다. 96년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에 40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등 국민들의 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학생, 신세대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세째로 대기업을 비롯한 제작사들의 국산만화영화 제작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점이다. 올해에 기획제작, 상영예정인 극장용 애니메이션만 해도 쌍용의 「전사 라이온」, 제이콤의 「망치」, 한길프로덕션의 「난중일기」 등 6∼7편에 달하고 있고 TV용 또한 당사의 「녹색전차 해모수」, 삼성영상사업단의 「바이오캅 윙고」, 제이콤의 「천지수뢰」, 투니버스의 「영혼기병의 라젠카」, 동원그룹 에스미디컴의 「CHRONO QUEST」등이 방영일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극장용 만화영화 「아마게돈」에 투자 실패로 애니메이션 사업에 회의적이었던 LG그룹도 캐릭터사업 진출을 모색하면서 우회적인 참여를 모색하고 있는가 하면 「카툰클럽」이라는 캐릭터샵 사업에 첫발을 내딛은 코오롱도 애니메이션 수입과 국내제작에 투자 등을 추진할 움직임이다. 이러한 정부 지원책과 업체들의 국산 만화영화 제작열기는 한국 애니메이션산업의 부흥기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동안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미국과 일본의 독무대 였다. 극장용은 「디즈니」가, TV용은 96년 국정감사자료에서 밝혀졌듯이 수입만화영화가 최고 98%에서 87%에 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히트작은 대부분 일본 만화영화가 휩쓸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외국산 애니메이션에 내준 안방을 되찾을 날이 가시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2. 애니메이션 산업의 특징

세계의 유수 미디어그룹은 물론 국내 대기업들이 애니메이션 분야에 신규참여하거나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애니메이션이 갖고 있는 고부가 가치성과 다양한 WINDOW, 수출의 용이함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은 영상산업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 중의 하나이다. 막대한 제작비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고 있어 잘만 시장개척을 한다면 고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실사영화보다 작품의 라이프사이클이 길어 제작 후 7년 정도까지 꾸준히 판매가 가능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았던 「독수리 오형제」, 「은하철도 999」 등이 상당히 오래 전에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되고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애니메이션은 SF물, 순정물 등 장르가 일정한 주기를 보이며 히트하고 있는데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애니메이션은 해당 장르가 유행할 때 다시 리바이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제작사는 그야 말로 '공짜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디즈니의 경우 「인어공주」등 기존의 작품을 7년 주기로 리메이크를 하고 있는데 이는 7년 기간 동안 셀스루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고 7년 이후 다시 리메이크한 작품이 신수요를 창출한다는 경험에 의한 것이다. 디즈니의 이러한 전략과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어울러져 애니메이션의 대명사로 살아있게 된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Window에 있다. 전방에 만화출판이 후방에 비디오, 게임, 캐릭터, 음반 등 다양한 연관산업이 배치되어 있어 다양한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디즈니가 명성에 비해 참패한 「노틀담의 꼽추」의 경우 북미지역 극장흥행은 7위로 극장가에서는 고작 9,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쳤으나 캐릭터 판매액을 합하면 총수입은 무려 4억 5,0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일본의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도에이의 경우도 디즈니에 만만치는 않다. 도에이가 94년 올린 매출은 2 억 1,500만 달러. 이 가운데 극장용, TV용 애니메이션 수입은 전체 매출의 18%에 불과하고 82%가 판권, 캐릭터 수입 등이다. 도에이가 한국에 작품을 판매하면서 요구하는 캐릭터 라이센스료는 국내라이센스 수입의 70%이다. 시쳇말로 배짱을 튕기며 장사하는 것이 도에이이다.

「One Source Multi-Use」라는 영상산업의 핵심전략에 꼭 맞는 사업이 바로 애니메이션 사업인 것이다. 애니메이션에서 창출된 캐릭터를 다양한 사업에 활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것이 선진업체의 장기목표이기도 하다. 일본이 데쯔카 오사무의 테마파크를 추진하고 있고 삼성그룹의 용인 에버랜드가 캐릭터 사업을 활성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이러한 맥락이다.

애니메이션은 수출이 용이하다는 점이 하나의 장점으로 손꼽힌다.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와 달리 문화적 할인율이 낮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정지역, 인종, 문화 등을 소재한 영화의 경우 그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곳은 흥행이 저조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그 장벽을 넘어서기가 용이하다.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한 경제력이 확보된 국가가 많지 않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고 어린이를 주타깃으로 하고 있고 문화적 거부감도 적다는 점에서 수출의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때문에 세계유수 기업들이 '21세기의 황금어장'이라는 애니메이션 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사업은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고 투자회수가 장기화된다는 점에서 사업 리스크도 도사리고 있다. 애니메이션 사업에 환상을 갖고 단기간에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거품처럼 이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서서히 국내에서 손을 빼고 있는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제작국인 우리나라는 하청제작을 통해 제작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어 기획력과 마케팅능력이 결합된다면 해외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대기업의 자본, 마케팅 및 기획력과 전문제작사의 제작능력의 결합이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성장의 관건이 되고 있다.


3. 한국 애니메이션산업의 발전 방향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제작사 측면에서 보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한국인 특유의 섬세한 손놀림, 제작의 노하우로 인해 세계 3대 제작국으로 우뚝서게 만들었다. 그러나 원화와 채색 등 일부 공정에 머물러 독창적인 창작품을 제작해본 경험이 적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80년대 후반들어 국내 인건비의 상승 등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필리핀, 중국 등 동남아 국가와 하청수주 경쟁에서 뒤지는 물량감소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을 떠난 해외물량이 동남아의 낮은 제작수준으로 인해 상당수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동남아로 거래선이 변경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일례로 필리핀의 경우 디즈니, 한나바바라 등 미국의 유수 업체의 애니메이션을 다량 제작하고 있다.

96년 「STRAITS TIMES」지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은 서구적인 사고방식에 인건비가 싸고 영어 의사소통이 가능해 다른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PRE 및 POST PRODUCTION은 제외지만 미국에서 30분짜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데 최소 50만 달러가 들지만 필리핀에서는 약 13만 달러의 싼값에 제작이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필리핀은 쏟아지는 해외 물량을 소화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더 싼 인건비를 찾아 베트남에 하청 회사를 설립하고 있을 정도이다. 고임금에 시달리는 한국으로서는 더 이상 이들 업체들과 가격경쟁을 벌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은 창작물로 경쟁을 하지 않고서는 이제 세계시장에 설 땅이 줄어들고 있다.

창작물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투자비와 기획, 마케팅 능력의 확보가 선결과제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제작사의 컨소시엄에 일본에서 활용되고 있는 캐릭터, 완구 업체의 스폰서쉽이 필요로 하게 된다. 특히 기획, 마케팅 능력의 확보는 최우선적 과제이다. 지난해 참담한 흥행실패를 맛본 「아마게돈」, 「헝그리베스트 5」등에서 알 수 있듯 정확한 타깃선정, 스토리라인 구성,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이 흥행의 관건이 되고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은 내수시장에서 극장용의 경우 철저한 어린이 타깃만이 흥행을 보장 받을 수가 있다. 디즈니와 같은 높은 Quality에 입맛이 길들여진 관객들이 질적으로 떨어진 한국 애니메이션을 찾아줄 가능성이 적고 일정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서울지역에서만 40여 만명의 관객이 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면 Quality가 다소 떨어지고 저예산으로 제작하더라도 탄탄한 스토리와 좋은 캐릭터만 갖추어지면 해외작품과 경쟁할 수 있는 분야가 TV용 애니메이션이다. 관련업체들이 TV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열을 올리는 것이 이러한 이유이다. TV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장시간 캐릭터가 노출된다는 점이 있는 반면 지상파방송의 시간대를 확보하는데 애로점이 있다.

TV용 애니메이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캐릭터, 게임 등 관련 사업을 염두에 두고 사전 기획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마케팅전략을 펼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해외시장을 겨냥한 캐릭터와 스토리의 개발이 사업성공의 핵심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 지상파 TV 방송국의 한국작품에 대한 의무방영 확대, * 만화출판분야의 발전을 통한 원활한 캐릭터 스토리의 공급, * 캐릭터 등 관련산업의 불법복제의 근절, * 정부의 만화관련 산업에 대한 지원확대 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4. 광고회사와 애니메이션

최근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광고가 크게 늘고 있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영화측면에서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을 이용한 광고를 자주 볼 수 있게 되었고 최근 「월레스와 그로밋」을 통해 큰 인기를 모은 클레이 애니메이션기법의 광고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CF '화콜'의 경우 미국 최고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월빈톤 프로덕션」을 통해 클레이와 디지털의 합성으로 제작, 큰 성과를 거두었다.

광고회사에서는 애니메이션이 광고측면에서 필요한 요소이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업분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이 창작물로 나가기 위해선 크리에이티브력과 기획·마케팅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광고회사는 인적 자원, 크리에이티브 능력과 기획, 마케팅능력,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기에 애니메이션 사업으로의 진출이 용이하다. 또한 광고와 이벤트, 프로모션 등 캐릭터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반 인력과 시스템이 구축 되어 있어 SOFT를 확보한다면 다른 업종보다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부대사업 확대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일례로 일본의 덴쯔는 미야자기 하야오 감독이 이끄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올해 개봉예정인 「모노노케 히메(한국명 원령공주)」 작품에 투자하는 등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 고베시와 함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있다. 아사츠는 일본 광고회사중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독보적이다. 20여 년 이상을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해 많은 Soft를 확보하고 있고 96년에는 「크레이욘 신짱(한국명 짱구는 못말려)」을 방영, 일본은 물론 동남아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사츠는 자체내에 기획인력을 통해 기획된 작품을 전문제작사와 공동으로 제작해 판권을 확보해 짭짭한 판권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방영시간대의 광고를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사츠는 광고회사의 아사츠보다 애니메이션의 아사츠로 불리울 정도로 이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소재의 하나로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활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인지도를 증대시키기 위해 만화 캐릭터를 사용할 경우 대부분이 해외에 비싼 로열티를 주고 캐릭터를 이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국내 제작능력이 다소 떨어지다 보니 해외제작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같은 현상은 물론 국내 만화캐릭터가 인지도가 낮고 디자인이 일부 조잡한 경우가 많아 광고효과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면 광고를 위해 캐릭터를 창작하고 이 캐릭터의 인지도가 높아질 경우 애니메이션제작 등으로 홍보를 확대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대자동차가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씽씽이'라는 캐릭터를 개발, 광고를 제작하고 이 캐릭터에 대한 호응이 높자 '씽씽이'를 이용한 홍보영화 제작과 캐릭터상품을 어린이에게 무료로 제공했던 것은 좋은 사례이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창작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기존의 제작사들은 마케팅능력 측면에서 애니메이션에서 창조된 캐릭터를 활용하기 위한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광고회사는 애니메이션사업을 추진할 경우 이러한 사업을 수직계열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자사에서 기획,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창출된 캐릭터를 게임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해 나가면서 광고소재로 활용하고 그 성과속에서 이벤트 프로모션과 결합한 캐릭터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좋은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광고의 한 장르로 볼 수 없는 새롭고 거대한 사업분야이다. 사업성공의 여하에 따라서는 독자적인 수익성 확보와 함께 광고, 프로모션, 이벤트 등 연관분야에 다양하게 결합,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미국, 일본과 같이 제작사들이 다량의 SOFT를 확보해, 디즈니나 도에이와 같은 거대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장애가 있다. 열악한 자금력으로 창작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현 시점에 밀물처럼 밀려드는 외국작품에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은 구조이다. 이에 자금력과 기획, 마케팅능력을 갖춘 기업과의 컨소시엄은 필수적이며 이에 적합한 기업이 바로 광고회사이다.

장기적인 사업전망을 갖고 지속적인 투자와 다양하고 뛰어난 SOFT를 확보해 나간다면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광고 등 연관사업의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